[뉴스앤부산]점심시간 남학생의 화장실 평균사용시간은 62.3초인 반면 여학생은 112.8초로 여학생이 1.81배 더 오래 화장실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화장실 사용시간이 남성보다 1.5배에서 3배정도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남녀 성별에 따른 사용실태 기반의 학교화장실 개선사업 방향 모색을 위해 구체적인 사용시간이 조사된 것은 처음이다.
부산시교육청이 올해 실시한 ‘학생화장실 사용실태 조사용역’은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 이순영 위원장의 문제 제기에서 시작됐다. 2018년 7월, 이 위원장은 부산시교육청에 “공중화장실법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학교화장실의 남녀 사용시간 차이를 고려한 적정 변기 설치 및 공간 기준 마련이 필요함”을 제안했고, 이에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6월에서 8월까지 관련 용역을 추진했다.
용역기관인 부산대학교 김영 교수 등 연구진은 초·중·고·특수학교 24개교를 조사대상으로 선정, 방문조사·설문조사·면접조사를 통해 학교화장실 환경개선을 위한 시설·관리·교육부분에 관한 실태를 분석하고 해당 과제를 제안했다.
‘학교화장실 사용시간’은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쉬는시간’에는 1.39배, ‘점심시간’에는 1.81배 더 길었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생이 가장 길었는데 양치를 하는 등 학교화장실을 생활공간으로 의미화한 결과로 분석했다. ‘학생100명당 적정 변기수’는 남학생 평균 소변기 5개/대변기 3개이며, 여학생 평균 대변기 8개로 나타났다.
‘변기 선호도’는 양변기가 96.6%로 화변기(3.4%)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조사 결과 여자화장실의 경우 ‘양변기’대 (쪼그려 앉는)‘화변기’비는 약 9:3으로, 부산시교육청의 설치기준 '9(양변기):1(화변기)’을 초과했다.
‘화장실 내 설치 희망시설’로는 △남학생의 경우 휴게공간 > 손건조기 > 비데 > 양치공간 순이며, △여학생의 경우는 양치공간 > 휴게공간 > 무료생리대지급기 > 손건조기 순이었다.
‘관리’등 기타 부분에서는 청소인력의 노동환경 개선 및 사용자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소인력의 업무시간이 화장실 만족도와 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임에 따라 화장실의 위생과 청결유지를 위해 노동시간 연장 및 청소인력의 노동조건 향상 노력이 필요하며, 업무범위의 명확화와 작업복 지급 등 편의 제공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학생들에 대해서는 공간에 대한 주체성 함양 교육 및 시설물의 올바른 사용방법교육, 사생활 침해 예방교육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위원장은 “노후 화장실 개선을 위해 부산시교육청에서 많은 예산을 투입, 환경개선에 노력해 왔지만 여전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에 따라 연구진 제안과 같이 시설·관리·교육측면의 총체적 관점에서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화장실은 남녀 누구에게나 프라이버시 공간이 되는 것이기에, 여학생과 남학생의 화장실 사용시간은 단순히 수치의 비교 차원을 넘어 학교공간혁신사업 추진 등에 적극 활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