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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외호 칼럼] 거장의 문학세계 `레미제라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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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외호 칼럼] 거장의 문학세계 `레미제라블`

우외호.jpg
우외호 논설위원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즉, 비참한 사람들이란 제목이 암시하듯이 이 소설에는 가난과 범죄, 박해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이 인물로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 `장발장`은 범죄자라기보다는 참된 고발자요, 성자이다. 작자인 빅토르 위고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대변하는 인간상이기도 하다. 빵 한 조각을 훔친 잘못으로 비롯되는 죄와 벌의 끝없는 악순환을 통해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국한된 병폐만이 아니라 세기와 양(洋), 동서(東西)와 100년이 지난 한국의 오늘날에도 존재하는 치부이기도 하다.



형벌의 목적이나 효과, 그리고 여자의 갱생보호 문제 등에 대해 이 소설만큼 절실한 통찰을 시도한 작품도 드물다. 작품의 밑바닥에는 범죄라는 것은 결코 어느 한 개인의 과오만으로 설명될 수는 없고 개인을 포용하고 있는 사회조직 속에서도 원인을 찾아야 된다는 사상이 흐르고 있는 범죄의 사회적 연대임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하나의 인간의 선과 악의 부침(浮沈)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고독과 속죄에의 길을 절실히 동정한다. 몇 번이고 되풀이 되는 장발장의 탈옥에서 드러나는 모습도 사실은 너무도 인간적인 그의 충동 때문이었다.



한 조각의 빵을 훔친 죄로 19년의 기나긴 징역형을 치른 장발장이 옥문을 나오는 데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의 앞에는 전과자라는 딱지와 함께 온갖 멸시와 냉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도 잠자리조차 내어주기를 거절했다. 그런데 모처럼 잠자리를 마련해준 미리엘 주교는 없어진 은촛대는 장발장이 훔쳐간 것이 아니고 가난한 그에게 자기가 주었다고 말하며 화를 면하게 해준다. 무지와 증오로 가득 찬 장발장은 여기서 큰 감명을 받는다. 오랜 세월 흘려본 적이 없었던 눈물을 흘리며 참된 인간으로서 속죄할 것을 결심한다.



도버해협 근처 소도시에서 공장을 차린 장발장은 신분을 감추고 `마들랜드`라는 이름으로 행세한다. 그는 이 지방의 산업을 발전시키는 한편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덕망을 쌓아 드디어 시장으로 추대된다. 그러나 그에게는 항상 자베르라는 경사가 그림자처럼 뒤따르고 있었다. 자베르는 마들랜드의 정체를 수상히 여기고 있었다. 실은 미리엘 주교의 감화로 갱생을 맹세한 그도 동전 한 푼에 얽힌 또 하나의 과오로 다시 옥살이를 하다가 탈옥해 오늘에 이른 것인데 자베르는 이 비밀을 눈치 챈 모양이었다. 그러던 중 전혀 엉뚱한 사람이 장발장으로 오인 받고 체포돼 다시 복역하게 됐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만일 마들랜드가 가만히 있기만 하면 자기의 과거를 아주 인멸시킬 수 있는 천재일우의 호기였다.



그러나 그는 자기 때문에 누명을 쓰고 고생하는 사람을 볼 수가 없었다. 마침내 그는 지금까지 애써 쌓아올린 부와 명예를 내던지고 자수를 한다. 옥중에서 그는 전에 연민을 느낀 불쌍한 매춘부 판던느의 일이 마음에 걸렸다. 견디지 못한 그는 탈옥해 그녀에게 달려갔으나 어린 딸 코제트를 부탁하면서 그녀는 숨을 거둔다. 장발장은 다시 체포돼 감옥으로 갔으나 판던느의 임종 때 약속한 대로 코제트를 돌보기 위해 또 다시 탈옥을 감행한다. 남의 집에서 혹사당하고 있던 8살의 코제트를 구출한 그는 몇 해 동안 수도원에 은신해 생활한다. 장발장은 다시 거처와 이름을 바꾸어 가며 코제트를 열렬히 사랑하는 청년 귀족 마류스가 나타나자 장발장은 착잡한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마류스는 공화주의자의 반란에 가담해 요새 안에서 사경을 맞고 있을 때 장발장은 죽음을 무릎 쓰고 그를 구출하러 뛰어든다.



마침내 그를 미행하던 자베르가 반도(叛徒)들에게 붙들려 총살을 당하게 된 순간 그는 자베르의 처형을 자진해서 맡고 나선 다음, 사람들을 속여 공포를 쏨으로서 적대적이던 자베르를 살려준다. 자베르는 회의와 가책으로 그 후 자살을 하고 만다. 한편 장발장은 부상당한 마류스를 어깨에 메고 하수도를 통해 필사적인 구출에 성공한다. 마류스는 코제트와 결혼하게 되고 장발장은 이들에게 자신의 전 재산을 넘겨주면서 앞날을 축복해준다.



그리고 그는 마류스를 구출한 생명의 은인임을 숨기는 반면에, 자신의 정체를 마류스에게서 멀리하게 한다. 장발장 또한 젊은이들의 행복을 위해 자기희생을 각오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얼마 후 미류스는 장발장이 자기 생명의 은인임을 알게 된다. 그런 줄도 모르고 장발장을 멀리했던 마류스는 코제트와 함께 장발장에게 달려갔을 때 장발장은 벌써 임종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는 두 젊은이 둘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둔다.



선의 갈등, 탈옥과 속죄의 희생으로 점철된 그의 머리말에는 미리엘 주교의 촛대에 꽂힌 촛불이 맑게 켜져 있었다.



작가 빅토르 위고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프랑스 낭만파 문학의 거장이다. 소설가일 뿐만 아니라 시인이며 극작가이기도 하다. 위고가 29세 대 노트르담드 파리에서 신을 그렸다면 60세에 들어 써낸 레미제라블은 인간과 사회를 깊이 통찰한 역작으로 평가 받는다. 우리사회에는 많은 장발장이 있고 코제트가 있다. 그 후보생들은 더더욱 많다. 하지만 미리엘 주교는 이 땅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있더라도 이제는 누구를 감회시키거나 개선시키지 못할 것이다. 한국적인 레미제라블은 우리의 미해결의 과제이자 분명 고민거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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