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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봉 칼럼] 살구나무엔 살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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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봉 칼럼] 살구나무엔 살구가 없다

안태봉.jpg
안태봉 시인 / 부산사투리보존협회장

오래전의 일이다. 장안에서 도둑질로 소문난 양아무개란 사람이 있었는데 아주 우연한 기회에 저잣거리의 어느 식당에서 상인들이 하는 소리를 그만 엿듣게 됐다.

 


말인즉슨 요 위에 있는 칠보사란 절에 회암이라는 주지스님이 계시는데 신도네들이 갖다 바치는 돈이며 금붙이를 시주하는데 이 절에는 돈이 철철 넘쳐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돈이 많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양아무개는 이 절을 털기로 하고 야밤에 결행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낮에 절을 찾아가서 지형지물을 익히고 주지스님이 거처하는 방까지 습득하고 밤이 오기를 기다린 나머지 칼을 들고 스님 방으로 쳐들어 간다.


곤히 주무시는 스님을 깨운다. "내가 시중에서 떠도는 소문을 듣자 하니 스님이 많은 패물과 돈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그러니 그걸 나에게도 조금 나눠주시요"하면서 목에 칼을 견주었다.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선 주지스님이 한 마디 한다.

 


"보십시요 처사 양반! 저 앞에 서 있는 살구나무를 보십시요. 지금은 봄이라 요란하게 꽃을 피우고 가을에는 어김없이 열매를 맺습니다. 그런데 이 살구나무속에는 아무리 베어도 살구가 없습니다"고 말하며 이어 "처사님! 시주공물은 주지인 내가 관리하는 것이 아니고, 부처님의 정재이므로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되고 불사나 다리 보수 그리고 도로포장 등에 사용하며 구휼에도 여념이 없는 것입니다" 이 말을 가만히 들은 도둑 양아무개는 무릎을 꿇고는 "주지스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잠시 정신이 팔려서 나쁜 짓을 하게 됐습니다. 부디 저를 제자로 받아주시면 환골탈퇴하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주지스님은 "좋다. 원래 그대에게는 선근의 종자가 있었고 나와의 인연이 지중한 것 같다"며 바로 그날부로 오계를 수지하고 스님이 됐다.

 


원래 사람의 심성은 착하고 부드럽다. 그 예를 든 설화가 하나 있다.

 


"이곳에 큰 불덩이가 하나 있다고 치자, 누가 화상을 입을 것인가?" 하고 스승이 묻자, 한 제자는 "스승님! 저는 수건이나 헝겊을 손에 둘러서 옮깁니다"라고 말하고, 한 제자는 "저는 맨손으로 그것을 던져버립니다"라고 대답하니 스승은 "보아라,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크게 차이가 난다. 불덩이를 알고 그냥 집으면 큰 화상을 당하기 때문에 모르고 지은 죄가 더 큰 것임을 입증하지 않는가"라고 대답했다.

 


화락유실(花落有實)하고     

월거무흔(月去無痕)한다     

꽃이 떨어지면 열매를 맺고     

달이 지나간 자리에는 흔적이 없다는 뜻이다.

 


모든 걸 인위적으로 하면 패가망신하기 일쑤다. 아무리 독하고 악한 사람이라도 한 생각을 바꾸면 반드시 개과천선할 수 있


음을 주지스님은 양아무개 도둑의 본질을 읽었고 보았다.

 


성인이 이르기를 "내 것이라고 집착하는 마음이 갖가지 괴로움을 일으키는 근본이 된다. 온갖 것에 대해 취하려는 생각을 내지 않으면 훗날 마음이 편안해 마침내는 버릴 근심이 없어진다"라고 갈파했다.

 


누구를 막론하고 한 생각을 바꾸면 그게 극락일 수도 지옥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생각 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를 일이다.

 


장맛비가 온 거리를 메워도 그칠 때가 있고 폭염이 계속되고 열대야가 지속돼도 언젠가는 사라지고 가을이 오기 마련이다.

 


그렇다 시절 인연이 다가오면 반드시 이룩할 수 있음을 결코 부정해서 안 되는 시점에 우리는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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