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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봉 칼럼] 여름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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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봉 칼럼] 여름나기

안태봉.jpg
안태봉 시인 / 부산사투리보존협회장

며칠 전 소형급 태풍이 왔다가 물폭탄을 내려놓고 살며시 사라졌다.

 


요사이는 비가 오면 폭우요, 집이나 산사태는 무슨 전매특허처럼 일을 벌린다.

 


이번에는 장맛비와 합동으로 남도지방이나 남해 해안가를 강타했다. 요란했던 비가 그치자 30도 이상 되는 고온으로 기를 뺏고 있다. 그러나 여름을 여름답게 날씨가 더워야지 곡식도 익고 가을 준비에 여념 없게 만든다.

 


우리 경상도 지역은 농경지가 많기 때문에 항시 하늘 탓만 하기에 이르지 않고 항시 네탓 내탓이 아니라 자신부터 새롭게 여름을 이겨 나가야 한다. 바로 극하(克夏)이다. 여름을 이긴다는 뜻이다.

 


요사이는 조금만 더워도 덥다고 호들갑이다.  에어컨 없이는 생활이 안 된다고 야단법석이고 보면 우리 나이 또래의 사람들에게는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선풍기 하나면 여름을 거뜬히 날 수 있고, 등목치기 참외나 수박을 우물에 담궈 꺼내 먹으면 그게 피서였고 여름을 이겨내는데 일등공신이었으며 목이 마르면 우물물에 조선간장을 풀어 마시면 그게 콜라나 진배없다. 밤에는 모깃불로 모기를 쫓았고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밤에도 우물물로 한 번 끼얹으면 그게 극하나 다름이 없었다.

 


중국의 팔대문장가의 한 사람인 소동파는 여름을 두고 다음과 같이 읊었다.

 


인개고염열(人皆苦炎熱)

아애하일장(我愛夏日長)    

사람들은 모두 더위에 괴로워하는데    

나는 여름해가 긴 것을 좋아하노라

 


얼마나 멋진 문장인가. 모두들 덥다고 야단이지만 얼마나 유유자적한 외침인가.

 


겨울은 추워야 되고, 여름은 더워야 제맛이다. 요사이 사람들은 너무 포시랍게 자라서 인지 조금 더워도, 조금 추워도 참지를 못한다. 그게 더 문제다.

 


그러니 젊은 친구들 참을성이 없고, 화를 잘 낸다. 이것 또한 시대적인 사고력이 팽배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어느 시인이 여름을 두고 에너지 충만의 계절이라고 노래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만큼 열도가 있고 숨결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시마당 시 낭송회에 본 위원이 발표한 시가 한 편 있다.

 

`장맛비`


숨쉬는 한밤의 일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벽과 벽사이  

한 때 폭염도 적시고  

가로수나 앞산의 길  

일단은 가만두지 않았고  

그저 그런 날만 기다렸듯이  

줄기차게 내렸다


 


그들은 간덩이도 없이 산을 키우고  

누구의 모습도 아닌 또 다른 실체로  제 몸을  


스스로 들어내었다


 


들길이나 산길 모두 잠만 깊어  

보이는 사물 죄다 눈에 선하고  

임생각이나  

너무 많이 외로워  산 자의 이름으로 기억했다


 


이 비개이면  

또 다시 햇살 한 조금 기다리며  

길고 긴 날을 손꼽아 헤아려 본다


 


무슨 여운이 남았는지 불볕더위는 계속되고, 뇌성벽력과 함께 한 줄기 소나기가 더운 길을 낮춘다.


 


마치 한일경제의 민낯을 보듯 아베의 거드름과 혀 짧은 목소리가 더더욱 듣기 싫은 여름 한낮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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